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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3-12-13

[리뷰] 돌아온 차이나 조이, 그 생생한 현장으로

[리뷰] 돌아온 차이나 조이, 그 생생한 현장으로

 글로벌 게임 캘린더 


13년 만에 오프라인 개최한 차이나 조이

중국 대표 게임쇼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차이나 조이 2023이 2023년 7월 28일 상하이 국제엑스포센터(上海新国际博览中心)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한때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행사로 전환된 적도 있지만, 이번 차이나 조이는 개최 20주년을 맞이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로 돌아왔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번 차이나 조이에는 22개국 500여 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7월 28일부터 31일간 33만 8,000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차이나 조이 2023 행사장 입구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흥미롭게도 이번 차이나 조이에는 유통 플랫폼 허마셴셩(盒马鲜生), 배달 서비스 메이퇀(美团点评), 데이팅앱 소울(Soul), 심지어 중국건설은행(中国建设银行) 등 게임산업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업체들도 많이 참가했다. 지금까지의 행사가 게임에 집중해서 개최되었다면, 이제는 종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행사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번 차이나 조이는 '20년의 동행, 더 많은 기쁨과 경이로움'이란 슬로건 아래 게임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에서 주력하고 있는 AIGC8), 메타버스, 웹 3.0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담아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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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C(AI-Generated Content) :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 사전 훈련 대형 모델, 생성적 대립 신경망(GAN) 및 기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데이터를 통해 규칙을 찾고 일반화하며 관련 기술을 생성하는 내용

오랜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행사라 그런지 예전보다도 참관객이 많아 보였다. 지난 8년간 참가했던 경험에 비추어 평일은 일반 참관객이 적고 업체 측 참관객이 많을 거라는 생각으로 금요일 오전 엑스포를 찾았지만, 오전 10시부터 입구는 이미 만원이었다. 주최 측도 이런 열기를 예상했는지 과거 대형 게임 개발사들의 부스가 위치했던 N5 전시장을 안전 통로로 개방하었다.

물론 이 전시장이 지하철 입구와 가장 가까워 이런 결정을 했겠지만, N5 전시장이 텅 비었다는 것은 대형 게임 개발사들의 차이나 조이 참가 수요가 감소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 그 넓은 엑스포 전체가 참관객으로 붐비는 것을 보자 차이나 조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여러 해 차이나 조이를 함께 방문했던 동료들도 "그 낯익은 차이나 조이가 돌아왔다"며 인파에 감탄했다.

차이나 조이 2023 행사장 내부 전경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2차이나 조이 2023, 참관객은 늘어나고 게임 업체는 줄었다?

지난 20년간 차이나 조이는 중국 게임산업의 성장을 함께하였다. 중국의 주요 게임 개발사들은 차이나 조이를 신작 출시와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여겨왔다. 그러나 차이나 조이 2023은 규모 면에서 코로나19 이전(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였다. B2C와 B2B 행사 모두 전시장 수를 1~2개 이상 줄여 개최되었는데, 이는 넓은 부스를 사용하는 주요 게임 개발사들이 참가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넷이즈(NetEase)와의 계약 만료로 중국 시장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이하 블리자드), 중국 B2C 시장에서 철수한 철수한유비소프트(Ubisoft) 등 글로벌 대형 개발사들이 참가하지 않았고, 일부 업체들은 B2B 부스만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는 게임 개발사들이 차이나 조이를 이용자와의 만남보다는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행사로 여기게 된 것을 나타낸다.

B2C 참가 수요가 감소한 원인에 대해 360게임(360游戏)의 B2B 부스 운영 담당자 헨리(Henry)는 크게 세 가지를 언급하였다. 그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가 가장 큰 원인이며, 불황과 중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신작 출시가 지연되는 점, 게임 업체의 자체 행사 등 다른 대체 행사들이 늘어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3대 게임쇼인 2023 E3가 취소된 것과 비슷하며, 점차 대형 게임쇼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텐센트(Tencent), 넷이즈(NetEase), 반다이 남코(Bandai Namco) 등 많은 게임 개발사는 차이나 조이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자사 대표 IP를 활용한 신작을 발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 게임 개발사 위주로 구성된 차이나 조이 2023

중국 최대 게임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인 텐센트 부스의 인기는 정말 엄청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했다. 텐센트는 자회사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의 <발로란트(Valorant)>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웠는데 <발로란트>가 차이나 조이 개최 15일 전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이를 체험하기 위한 참관객들의 대기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이 밖에도 <고능영웅(高能英雄)>, <아레나 브레이크아웃(Arena Breakout)>,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운명의 방주: 로스트 아크(Lost Ark)>9)를 핵심으로 한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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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로스트 아크>의 중국 현지 퍼블리싱 이름
텐센트의 <발로란트(Valorant)> 부스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넷이즈는 자사 대표 게임 <에기 파티(Eggy Party)>, <제5인격(第五人格)>,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 <Sky: 빛의 아이들(Sky: Children of the Light)> 전용 부스를 운영했다. 그 외에도 넷이즈 게임 전용 애플리케이션 넷이즈 대신(网易大神)을 전시하기도 했다.

넷이즈는 블리자드와 협업 당시에는 배틀넷(Battle.net) 서비스 게임을 함께 전시하곤 했는데, 올해는 배틀넷 대신 자회사 24 엔터테인먼트(24 Entertainment)가 개발한 무협 배틀로얄 게임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Naraka: Bladepoint; 이하 나라카)>10)의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나라카>는 2023년 7월 무료로 전환한 뒤 하루 100만 개 이상의 신규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스팀 동시접속 게임 Top10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넷이즈의 메가 히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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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 퍼블리싱 이름은 <영겁무간>

넷이즈 산하 썬더파이어 스튜디오의 마케팅 총괄 황 주오는 <나라카>의 단독 부스 운영 배경에 대해 "중국국제출판그룹(CIPG)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어권 거주자들이 인지하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 상위권에는 무술, 쿵푸, 무협 등이 빠지지 않는다. 때문에 <나라카>를 통해 게임 홍보와 동시에 중국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차이나 조이에 단독 부스를 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넷이즈의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Naraka: Bladepoint)> 부스 앞 코스어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또한, 그는 <나라카>의 이스포츠 리그 개최에 대해서도 "2022년 시작한 리그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10여 개 구단을 끌어들였다. 대회를 통해 중국 무술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스포츠 사업에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넥슨(Nexon)의 중국 퍼블리셔인 세기천성(世气天成)은 <메이플스토리 모바일(冒险岛:枫之传说; MapleStory M)>을 주력 콘텐츠로 선정했다. 세기천성의 <메이플스토리 모바일> 중국 서비스 담당자는 "텐센트와 협력하여 2023년 하반기 중국 정식 출시 예정이며, 중국 서비스 안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세기천성 부스에는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跑跑卡丁车)>와 <메이플스토리 M>를 체험하기 위해 넥슨의 오랜 팬들과 함께 신규 게이머들이 몰려 수백 미터에 이르는 줄이 생기기도 했다.

세기천성 부스 전경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SNS이자 게임 퍼블리셔인 빌리빌리(Bilibili) 부스도 인기가 높았다. 빌리빌리는 서브컬처 게임을 주력으로 부스를 구성했는데 특히 <벽람항로(碧蓝航线; Azur Lane)>와 <원신(原神; Genshin Impact)> 코너에 코스어(Coser)와 참관객이 대거 몰리며 중국 내 서브컬처 장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는 공식 초청된 코스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중 눈에 띄는 코스프레를 한 한 참관객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헤일로>의 스파르탄 코스어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Q.왜 이 옷을 선택했는지?

A. <헤일로(Halo)>라는 게임을 좋아해 그 중 스파르탄(Spartan)을 흉내냈다. 날씨가 덥긴 했지만 <헤일로>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Q.이번 차이나 조이에 방문하게 된 배경은?

A. 2019년에 방문했을 때 코스어들이 많았어서 어색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붕괴: 스타레일(Honkai: Star Rail)>도 좋아하는데, 이번에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방문했다.

Q.참가 소감과 가장 재미있었던 부스는?

A. 다양한 굿즈를 받을 수 있고, 코스프레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았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스는 <파티 애니멀즈(Party Animals)>였는데, 너무 기대되고 스팀에 올라오면 꼭 구매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기회, 게임을 넘어선 차이나 조이

차이나 조이 2023에는 게임 개발사나 퍼블리셔 외에도 삼성, 바이트댄스(ByteDance), 피코(Pico), 미구(Migu) 등 전 세계 여러 빅테크 회사도 참가했다. 2021년 바이트댄스가 인수한 VR 기기 개발사 피코(Pico)는 게임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PC 스트리밍 등 7개 구역으로 부스를 나누어 운영했다.

피코 부스에서는 많은 VR 게임을 즐길 수 있었는데, 한국의 컴투스로카(Com2us Roca)의 VR 게임 신작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暗黑之剑)>도 체험할 수 있었다. 피코 부스에는 VR 게임을 체험하려는 참관객들로 굉장히 붐벼서 여전히 VR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피코 부스에서 VR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참관객들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한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가한 삼성도 차이나 유니콤과 협력해 2개의 대형 독립 부스에서 스마트폰, TV, SSD 등 신제품 체험 행사를 운영했다.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회의, 인공지능·웹 3.0 특별 행사 개최

매년 차이나 조이와 함께 개최되는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회의(China Digital Entertainment Conference; 이하 CDEC)는 2023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과 AIGC를 주제로 특별 포럼을 개최했다.

중국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저(Azure) 사업부 사장 타오란(陶然)은 해당 포럼에서 생성형 AI 도입을 둘러싼 여러 의견충돌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게임 개발과 창작은 인간이 주도하는 창의적인 활동이며 AI, AIGC, 대규모 언어모델은 인간을 보조하는 기술일 뿐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라며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 게임 개발과 창작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제한했다.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회의 내 AI 특별 포럼
출처 : 이씨이십일알앤씨

다만, "과거 기술, 비용 등 자원의 한계로 게임 개발 속도와 품질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게임 개발과 유지보수가 가능해졌다"라 덧붙이며 AI 관련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AI 특별 포럼 외 블록체인과 웹 3.0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도 2023년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한동안 중국 정부는 웹 3.0, 블록체인, 가상화폐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한 바 있어 이런 단독 컨퍼런스 개최는 중국 정부의 방향성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전과 달리 X2E11)나 게임파이(GameFi)12) 대신 웹 3.0을 주제로 한 것이지만, 이를 통해 앞으로 중국이 AI만큼이나 웹 3.0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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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2E(Something to Earn) : 일련의 행위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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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파이(GameFi) : 게임(Game)과 탈금융화(Defi)의 합성어로 플레이를 통해 금전적 수익을 가져가는 게임 방식

320주년 맞이한 차이나 조이, 현재와 미래

2003년 시작된 차이나 조이는 2023년 2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차이나 조이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변화'라 할 수 있다. 과거 쇼걸(Showgirl)들을 내세워 참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것에서 나아가 이제는 AI, 웹 3.0, 메타버스 등 기술 발전을 강조하고, 단순히 게임만을 다루는 전시회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첨단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전시회로 변화했다. 이 과정에는 중국 게임 개발사들의 역량이 향상되며, 중국이 콘텐츠 소비 대국에서 생산국으로 전환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물론 이번 차이나 조이는 예전과 달리 소비자들을 위한 전시회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중국 대표 게임쇼이며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으로 참관객들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수기는 센서타워 APAC의 콘텐츠 마케팅 매니저 래비 장(Ravi Zhang)과 함께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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